강의 시간에 글을 쓴다. 말이 안 되는 글이다. 숙취 때문에 머리가 조금 아프다. 듣지 않아도 되는 강의다. 머리가 아픈 것이 맞을까. 아니 좀 답답하다. 냄새 때문에. 알바비를 전부 술에 들이 붇는다. 나와 소원해진 형은 아예 나와의 관계를 끊어버리려고 하는 가 보다. 버려지는 건 익숙하지만 익숙하다고 해서 아프지 않은 적은 없었다. 나와 할 말이 없어서 끊어져 버린다는 것. 나와 같이 얘기하면서 웃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 내 진정한 친구들도 내 자존감을 깎아 먹을 때 말고는 웃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필력이 쓰레기 같다고 말하는 것도 이젠 자기 반복이다. 억지로 쓴다. 향수의 잔향과 옷의 눅눅한 냄새. 어젯밤 늦은 수음의 냄새와 맥주의 알딸딸한 냄새가 난다. 배려하면서 쓴다는 것은 무엇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