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츠 스커트
늦은 저녁 택시 운전을 하고 있을 때였다. 청색의 빛깔이 만연한, 아무도 없는 거리 가로등 한자리에 여자가 서서 차를 향해 오른쪽으로 팔을 뻗었다. 깨끗한 피부와 은은한 화장을 했고, 까만 머리칼을 가지고 있는 여인이었다. 위에는 품이 크고 소매가 길어 손가락 정도만 간신히 보일 정도의 선명한 회색 맨투맨을 입었고, 아래에는 검고 길면서 보통보다 폭이 큰 플리츠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발은 가죽끈이 여러 개가 이어진 굽이 약간 있는 검은 샌들이었다. 발목 바로 위까지 올 정도로 굉장히 긴 플리츠 스커트였다. 플리츠 스커트, 아름다운, 그 아래―― 내가 속도를 올린 탓에 방지턱에서 심한 덜컹거림이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가도 된다고 말했다(목적지에 늦게 도착하는 것을 원하는 것 같기도 했다). 푸른빛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