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갑다. 이 한마디를 쓰기 위해 꽤 오랜시간 기다렸다. 그러나 즐거운 기다림이었다. [회색단지]를 낸 지가 3, 4년 정도 흘렀음에도 말이다. 왜 즐거운 기다림이었는가?―그가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냈던 음악(냅둬, 다시 또, 철이 들면, 사춘기, 모든게 귀찮아지면-https://soundcloud.com/nanemoda)들이 예리한 퀄리티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사춘기'의 나른하지만 선명한 이미지 구성과 '다시 또'의 날카로움은 '회색단지'라는 명작을 낸 후에도 아직 그 수많은 청각적, 문학적 감각들을 감추고 있음을 드러냈다. '다시 또'의 뜨거운 분노, 혹은 치열함은 가사의 차가운 날카로움과 호각을 이룰 정도로 날이 서 있었다. 이는 단순히 국내 래퍼를 너머 어느 리릭시스트들을 보더라도 발견해내지 ..